브리스톨이나 옥스퍼드, 바스 근교 여행지를 찾고 계신다면 코츠월드(Cotswolds)는 꼭 한 번 가보시라고 강력히 추천해 드리고 싶은 곳입니다.
단순히 “오래된 옛날 마을 구경”이라고만 생각하고 가기에는 아쉬울 만큼, 영국의 클래식한 자연 풍경과 동화 같은 감성이 가득한 지역이거든요. 이번에 영국에 살고 있는 지인과 함께 아이들을 데리고 다녀온 생생한 가족 여행 후기와 함께, 한국인 여행자분들을 위한 실전 꿀팁을 정리해 드립니다.
런던·브리스톨 근교 최고로 꼽히는 ‘내셔널 랜드스케이프’
코츠월드는 여러 개의 작은 전원 마을이 모여 있는 영국의 대표적인 교외 지역입니다. 어떤 분들은 ‘영국의 민속촌’ 같은 곳이라 소개하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표현만으로는 이 분위기를 다 담지 못한다고 느꼈습니다. 마치 지브리 애니메이션 속에 들어온 듯한 몽환적인 시골 감성에 가깝습니다. 아래 링크를 누르면 구글 지도로 연결됩니다.
코츠월드는 과거 AONB(Area of Outstanding Natural Beauty)로 지정되었고, 현재는 ‘National Landscape(국가 경관 지역)’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국가 차원에서 특별히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보호하는 곳이죠.
우리나라 국립공원처럼 웅장한 산이나 계곡이 있는 건 아닙니다. 대신 잉글랜드 특유의 완만한 구릉지(Wolds), 끝없이 펼쳐진 초록 들판, 그리고 이 지역 특산석인 ‘꿀색 석조 주택(Honey-colored stone)’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만듭니다. 낡은 집만 보러 가는 게 아니라, 그 집들이 자연 속에 스며든 풍경 전체를 감상하는 것이 코츠월드 여행의 진짜 묘미입니다.
1. ‘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바이버리 (Bibury)
이번 여정의 첫 목적지는 코츠월드에서도 가장 사진이 잘 나오기로 유명한 바이버리(Bibury)였습니다. 영국의 시인이자 예술가인 윌리엄 모리스가 “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이라고 극찬한 곳이기도 합니다.
- 소요 시간: 마을 규모가 아주 작아서 천천히 걸어도 1시간이면 충분히 둘러봅니다.
- 관전 포인트: 14세기에 지어진 오래된 석조 주택들이 줄지어 있는 알링턴 로우(Arlington Row)는 무조건 인생샷을 건질 수 있는 메인 스폿입니다. 마치 수백 년 전 과거로 시간 여행을 온 듯한 기분이 듭니다.
💡 한국인 독자를 위한 실전 팁 바이버리는 식당이나 상점이 많지 않고 화장실을 찾기가 다소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곳은 본격적인 일정보다는 ‘오전 산책 및 인생샷 촬영’ 목적으로 가볍게 들르시는 동선을 추천합니다.




2. 코츠월드의 베네치아, 버튼온더워터 (Bourton-on-the-Water)
바이버리에서 힐링 산책을 마친 뒤, 차로 조금 이동해 버튼온더워터로 향했습니다. 이곳은 바이버리와 달리 활기차고 상업 시설이 잘 갖춰진, 그야말로 ‘관광지다운’ 매력이 넘치는 곳입니다.
마을 중심을 가로지르는 맑고 얕은 윈드러시 강(River Windrush)과 그 위를 지나는 낮은 석조 다리들 덕분에 ‘코츠월드의 베네치아’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윈드러시 강가에서 즐기는 아이스크림의 여유
아이들과 함께 여행할 때는 멋진 경치도 중요하지만 간식, 화장실, 그리고 쉴 공간이 깡패(?)죠. 그런 면에서 버튼온더워터는 가족 여행객에게 최고의 만족도를 선물합니다. 강가 주변으로 잔디밭이 넓게 펼쳐져 있어 돗자리를 펴고 쉬기 좋습니다.
아이들은 강가를 걷자마자 눈에 불을 켜고 아이스크림 가게로 직행했습니다. 특별히 대단한 미식의 맛은 아니더라도, 동화 같은 영국 시골 냇가에 앉아 먹는 달달한 아이스크림은 아이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될 최고의 추억이 된 것 같습니다.

영국에 왔다면 필수, ‘크림 티(Cream Tea)’ 타임
아이스크림을 먹인 뒤에는 카페에 들러 차와 스콘을 즐겼습니다. 영국에 머물면서 가장 좋았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차(Tea) 문화인데요. 한국에서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달고 살았지만, 영국에서는 따뜻한 밀크티나 디카페인 홍차에 자꾸 손이 가더라고요.
버튼온더워터에 가신다면 꼭 티룸(Tea Room)에 들러 영국 전통 스콘과 클로티드 크림, 잼이 함께 나오는 ‘크림 티 세트’를 드셔보세요. 제대로 된 영국식 휴식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 재미있는 영국 문화 비하인드: 데번 vs 콘월 논쟁 스콘에 클로티드 크림과 잼을 바를 때, “무엇을 먼저 바를 것인가”는 영국인들 사이에서 탕수육 ‘부먹 vs 찍먹’만큼이나 치열한 평생의 논쟁거리입니다.
- 데번(Devon) 방식: 스콘 위에 크림을 먼저 듬뿍 바르고 그 위에 잼을 얹어 먹습니다.
- 콘월(Cornwall) 방식: 잼을 먼저 바른 뒤 그 위에 크림을 두껍게 얹어 먹습니다.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잼을 먼저 바르는 콘월 방식을 선호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티룸에서 아이들과 함께 어느 방식이 더 맛있는지 직접 테스트해 보는 것도 소소한 재미가 됩니다.
🇮🇪 이웃 나라 아일랜드는 어떨까? 흥미로운 점은 이웃 나라 아일랜드로 넘어가면 문화가 또 바뀐다는 것입니다. 아일랜드 사람들은 스콘을 먹을 때 꾸덕한 클로티드 크림을 거의 쓰지 않습니다. 대신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일랜드산 고품질 가공 버터(짭조름한 가염 버터)를 부드럽게 펴 바르고 그 위에 잼을 얹어 먹는 것이 정석입니다. 유제품에 자부심이 넘치는 아일랜드다운 클래식한 조합이죠.
숨은 꿀스폿, 외곽 놀이터
버튼온더워터의 또 다른 장점은 번화가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현지 아이들이 뛰어노는 한적한 놀이터가 있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어른들 눈에 아름다운 세계적인 명소라 한들, 아이들에게는 그저 ‘오래된 돌집’일 뿐이죠. 결국 아이들이 가장 환하게 웃는 순간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나 잔디밭에 있을 때입니다. 잠시 아이들을 놀이터에서 뛰놀게 하니 어른들도 벤치에 앉아 숨을 돌릴 수 있어 완벽한 완급조절이 되었습니다.
코츠월드 가족 여행 총평 및 루트 추천
- 추천 동선: 바이버리(오전 산책 & 사진) ➡️ 버튼온더워터(점심 식사, 크림 티, 휴식)
- 추천 이동 수단: 대중교통(기차+버스)으로 가기에는 배차 간격이 길어 아이 동반 시 매우 고달플 수 있습니다. 렌터카 여행을 가장 추천하며, 운전이 부담스러우시면 런던이나 브리스톨에서 출발하는 일일 현지 가이드 투어 상품을 이용하시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코츠월드 여행을 계획 중이시라면 하루에 너무 많은 마을을 가겠다는 욕심은 내려놓으시는 게 좋습니다. 바이버리와 버튼온더워터 이외에도 캐슬 쿰(Castle Combe)과 같은 특색있는 많은 마을이 있기 때문에 2~3곳 정도만 골라 여유 있게 둘러보세요.
이곳은 빠르게 체크리스트를 지워나가는 관광지라기보다, 수백 년 된 돌담길과 푸른 들판 사이를 천천히 걸으며 영국의 느린 시간 속으로 스며드는 여행지이기 때문입니다. 다가오는 주말, 가족들과 함께 동화 속 영국 전원으로 떠나보시는 건 어떨까요?
- 만약 브리스톨에서 코츠월드까지 자차 없이 편하게 이동하려면 여행사 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오전에 영국의 그 유명한 스톤헨지를 둘러보고 이후 코츠월드를 여행하는 상품이 있습니다.
- 런던에서 코츠월드까지 당일 투어 상품은 [여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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